뇌 건강 지키는 최고의 방법? 걷기 대신 달리기를 시작해야 하는 진짜 이유 (세바시 정세희 의사)

뇌 건강, 운동 없이는 지킬 수 없다고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일부인 '뇌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혹시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같은 뇌 질환들이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세바시 강연에 출연하신 재활의학과 의사이자 '길 위의 뇌' 저자인 정세희 선생님은 25년 경력의 의사로서 수많은 뇌 질환 환자들을 만나오셨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뇌 질환이 단순히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인격과 존엄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셨는데요. 문제는 나이가 들어 병을 진단받은 후에는 뇌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리미리 뇌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정세희 선생님은 뇌 건강이 바로 '몸 건강'에 달려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몸 건강을 지키는 핵심 비결로 '운동', 특히 '유산소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하셨죠. 그런데 여기서 선생님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운동, 특히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뇌 건강의 핵심 동맹, NVU란 무엇일까요?

우리 뇌는 우리 몸 전체 무게의 2%도 되지 않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무려 21%나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관입니다.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뇌는 산소와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공급받아야만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이 중요한 공급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피'인데요, 즉 뇌는 신경 덩어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혈관으로 이루어진 '혈관 덩어리'이기도 합니다.

뇌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순간에 산소와 에너지를 원활히 공급받기 위해서는 뇌의 '신경세포'와 '혈관'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동맹체'를 이루고 있어야 합니다. 정세희 선생님은 이것을 NVU(NeuroVascular Unit)라고 부르셨습니다.

이 NVU 동맹이 튼튼하지 못하고 부실하면 어떻게 될까요? 산소와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노폐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같은 뇌 질환에 취약해진다고 합니다. 심지어 불면증이나 우울증이 있는 분들의 뇌에서도 NVU가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NVU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뇌 건강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이 중요한 NVU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음식이요? 뇌 영양제요? 아닙니다. 바로 유산소 운동이라고 정세희 선생님은 강조하십니다.

유산소 운동, 특히 달리기가 뇌에 주는 놀라운 변화

우리는 보통 유산소 운동이라고 하면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유산소 운동의 효과는 심장과 폐를 넘어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최근 대규모 연구인 '모럴팩(MoTrPAC)' 연구에서도 유산소 운동이 운동과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조직들까지 변화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뇌가 유산소 운동의 덕을 가장 많이 보는 장기 중 하나라고 합니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우리 뇌에 구체적으로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까요?

뇌세포 건강 증진 및 기능 향상: 뇌세포가 더 건강해지고 일도 더 잘하게 됩니다.
새로운 뇌세포 생성 촉진: 성인의 뇌에서도 새로운 뇌세포가 더 많이 생기도록 돕습니다.
뇌 신경 연결망 강화: 세포와 세포 사이의 연결망이 더 촘촘해지고 건강해집니다.
뇌 미세 혈관 증가: 뇌 안에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세 혈관이 더 많이 생겨 NVU 동맹을 강화합니다.
에너지 대사 개선: 뇌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결국 앞서 말한 NVU를 튼튼하게 만들고, 이는 곧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같은 질환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만보 걷기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걷기의 한계

자, 유산소 운동이 뇌 건강에 꼭 필요하다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유산소 운동이 좋을까요? 정세희 선생님은 이러한 유산소 운동의 효과는 '심폐 체력'이 좋아져야만 제대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심폐 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심장과 폐를 충분히 힘들게 일하게 만드는, 즉 숨이 차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정도의 충분히 높은 강도로 운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걷기만 해도 건강해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매일 만보 걷기에 만족하시곤 합니다. 스마트워치나 휴대폰 앱으로 걸음수를 확인하며 뿌듯해하기도 하죠. 물론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정세희 선생님은 걷기는 대표적인 저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걷기만으로는 심장과 폐, 근육에 충분한 자극을 줄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걷기로는 그 중요한 심폐 체력이 절대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더욱이 충격적인 사실은, 3~6개월간 걷기만 한 사람들의 전신 MRI를 찍어본 연구에서 오히려 전신 근육량이 평균 300g이나 줄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건강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코어, 허벅지, 엉덩이 근육은 걸을 때 거의 사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세희 선생님은 이를 두고 '믿는 도끼가 아니라 믿는 걷기에 발등 찍힌다'고 표현하셨습니다. 뇌 건강과 전신 건강을 위해 정말 필요한 심폐 체력 향상과 근육 유지(오히려 증가)에는 걷기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20년 넘게 달리기를 해오며 체력과 정신력 모두 단단해졌다는 정세희 선생님은 바로 달리기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충분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달리기는 심폐 체력을 폭발적으로 향상시키고, 앞서 언급한 뇌의 NVU 동맹을 튼튼하게 만들며, 전신 근육을 사용하게 합니다.

정세희 선생님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달리기는 단순히 몸만 건강하게 하는 것을 넘어 자신감과 자존감 같은 마음 건강까지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마치 힘 있게 선 두 다리처럼 내면의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는 흔히 건강 검진을 앞두고 벼락치기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힘은 평소 건강할 때부터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둔 체력과 정신력, 삶의 태도에서 나옵니다. 바로 '운동 저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운동은 누구에게나 하기 싫고 힘들 수 있습니다. 20년 넘게 달려온 선생님조차 겨울이면 오늘은 뛸까 말까 고민할 때가 있다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운동은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수나 양치질처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는 '루틴'이 되어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운동이 루틴이 되면 '관성'이 생겨 훨씬 쉬워진다고 합니다.

달리기, 삶의 가장 강력한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정세희 선생님은 병원 화재 당시, 평소 혼자 서지도 못하던 할머니 환자분이 스스로 계단을 내려온 놀라운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 안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잠재력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나는 못 해', '나는 안 돼'라는 한계에 갇혀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인간의 인체는 달리기에 더 없이 좋게 만들어져 있으며 사람은 달려왔기에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달리기를 시작하지 않으셨다면, 이 글을 통해 달리기가 뇌 건강과 전신 건강에 왜 필수적이고 걷기만으로는 부족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셨기를 바랍니다. 달리기는 몸과 마음, 그리고 내 안의 숨겨진 잠재력까지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강력한 습관입니다.

세바시 강연에서 정세희 선생님은 햇살과 산들바람이 좋은 봄에 운동을 시작하기를 권하며, "다들 나오세요. 이 봄의 길 위로요.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숨차게 달리고 있는 나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라고 독려하셨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오늘부터 가볍게 시작해보세요. 달리기라는 축복을 통해 더 건강한 뇌와 몸, 그리고 더 단단한 마음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골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