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품은 품절이십니다" - 당장 고쳐야 할 잘못된 사물 존칭 10가지

카페나 매장에서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혹은 "이 상품은 품절이십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고객을 존중하려는 친절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사실 이 표현들은 어법에 맞지 않는 '잘못된 높임말'입니다. 높임말은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죠. 오늘은 우리도 모르게 사용하거나 듣게 되는 흔한 사물 존칭 오류 10가지와 올바른 표현을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 1. 사물 존칭, 왜 어색할까요?
• 2. 사례 1: "커피 나오셨습니다"
• 3. 사례 2: "상품은 품절이십니다"
• 4. 사례 3: "사이즈가 없으십니다"
• 5. 사례 4: "할인이 들어가십니다"
• 6. 사례 5: "메뉴가 준비되셨습니다"
• 7. 사례 6: "가격은 5,000원이십니다"
• 8. 사례 7: "자리는 안쪽이 더 편하십니다"
• 9. 사례 8: "이 약은 드시는 겁니다"
• 10. 사례 9: "내용이 맞으실까요?"
• 11. 사례 10: "결제 도와드릴게요"
• 12. 마무리: 올바른 언어의 시작

사물 존칭, 왜 어색할까요?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높임 표현은 문장의 주체가 되는 대상을 높일 때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할머니께서 오신다'처럼 말이죠. 하지만 사물이나 개념은 존대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고객에게 공손하게 표현하려는 마음이 앞서 사물에까지 존칭을 붙이는 것을 '과공손 표현'이라고 합니다. 이제부터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1: "커피 나오셨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잘못된 높임말 사례입니다. 커피는 사물이므로 높임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 잘못된 표현: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 올바른 표현: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사례 2: "상품은 품절이십니다"

상품의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므로, 상품을 높일 필요가 없습니다.

❌ 잘못된 표현: 찾으시는 상품은 품절이십니다.

⭕ 올바른 표현: 찾으시는 상품은 품절입니다.

사례 3: "사이즈가 없으십니다"

사이즈의 유무를 알려주는 상황입니다. 사이즈라는 사물을 높이는 것은 어색합니다.

❌ 잘못된 표현: 고객님, 죄송하지만 그 사이즈는 없으십니다.

⭕ 올바른 표현: 고객님, 죄송하지만 그 사이즈는 없습니다.

사례 4: "할인이 들어가십니다"

할인이라는 '행위'나 '개념' 역시 존칭의 대상이 아닙니다.

❌ 잘못된 표현: 지금 구매하시면 10% 할인이 들어가십니다.

⭕ 올바른 표현: 지금 구매하시면 10% 할인이 적용됩니다. / 할인해 드립니다.

사례 5: "메뉴가 준비되셨습니다"

준비가 완료된 것은 '메뉴'이지, 손님이 아닙니다.

❌ 잘못된 표현: 고객님, 주문하신 메뉴가 준비되셨습니다.

⭕ 올바른 표현: 고객님, 주문하신 메뉴가 준비되었습니다.

사례 6: "가격은 5,000원이십니다"

가격을 알려주는 상황에서 금액을 높이는 것은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입니다.

❌ 잘못된 표현: 가격은 5,000원이십니다.

⭕ 올바른 표현: 가격은 5,000원입니다.

사례 7: "자리는 안쪽이 더 편하십니다"

자리가 편한 것이지, 자리가 스스로 존칭의 주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 경우 '편하실 거예요'처럼 고객의 입장에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잘못된 표현: 자리는 안쪽이 더 넓고 좋으십니다.

⭕ 올바른 표현: 안쪽 자리가 더 넓고 좋습니다. / 안쪽에 앉으시면 더 편하실 겁니다.

사례 8: "이 약은 드시는 겁니다"

약사나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주체는 '환자'이므로 '드시는'이 맞습니다. 다만, '약' 자체가 존칭의 대상은 아닙니다. 이 문장은 약을 먹는 주체인 '사람'을 간접적으로 높이는 표현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더 명확한 표현은 아래와 같습니다.

⚠️ 논란의 표현: 이 약은 식후 30분에 드시는 겁니다.

⭕ 더 정확한 표현: 이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하십시오. / 드시면 됩니다.

사례 9: "내용이 맞으실까요?"

'내용'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높일 필요는 없습니다. 고객의 의사를 확인할 때는 직접적으로 여쭤보는 것이 좋습니다.

❌ 잘못된 표현: 문의하신 내용이 이게 맞으실까요?

⭕ 올바른 표현: 문의하신 내용이 이것이 맞습니까? /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까요?

사례 10: "결제 도와드릴게요"

이 문장은 사물 존칭은 아니지만, 주체가 불분명한 대표적인 서비스업 용어입니다. '도와준다'는 표현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상대에게 시혜적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 잘못된 표현: 결제는 이쪽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 올바른 표현: 결제는 이쪽에서 해 드리겠습니다. / 이쪽에서 계산하시면 됩니다.

마무리: 올바른 언어가 진정한 존중의 시작

고객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사물 존칭이지만,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진정한 존중은 과도한 높임이 아닌, 상황에 맞는 정확하고 올바른 언어 사용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알아본 잘못된 높임말 사례들을 기억하시고, 앞으로는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우리말을 사용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올바른 우리말 사용으로 더 나은 소통 문화를 만들어갑니다.